
저자: 권석우 /
사양: 153×225(신국판) / 1도 / 320쪽 /
정가: 24,000원 /
발행일: 2026년 9월 30일 /
ISBN: 9791124671139 03100 /
영문학자 권석우 교수의 신간.
저자가 동서양 문화와 사상과 관련하여 추린 11가지 핵심 쟁점에 대한 설명을 담은 이 책에는 동서양 문화를 관류하는 굵직한 주제들이 포함되어 있다.
목차
Ⅰ. 선악과 원죄
善惡은 선악이 아니라 호오이다 / ‘선악을 넘어서’(jenseits von Gutt und Böse, 니체)는 “선악을 분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어서 “선악의 저편”이 합당한 번역이다 / 원죄와 죄의 문화 / 원죄설은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안물이다 / 사탄은 말 많은 마귀인가 빛 천사인가 / “daimon”은 악마(demon), “deva”는 악(devil), “evil”은 악(惡)인가 / 시간의 신 크로노스(Khronos=Chronos)와 땅의 신 크로노스(Kronos, Cronus)의 다른 점
Ⅱ. 남자와 여자
여성은 남성의 갈빗대에서 나왔는가?
Ⅲ. 유토피아와 이상향
유토피아는 이상향인가? 없는 곳인가?
Ⅳ. 신화와 로고스
신화는 옛날이야기이지 신들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 뮈토스는 신화이고 로고스는 이성인가? / 로고스는 시간이 지나면 뮈토스가 된다 / 로고스는 이성으로 번역되는 것이 합당한가? / 로고스의 두 가지 뜻 / 도(道)는 로고스, 로고스는 道로 번역될 수 있는가? / 이성의 반대는 감성이 아니다
Ⅴ. 인간이 신의 모습을 닮은 것인가, 신이 인간의 모습을 닮은 것인가?
하나님의 형상(이마고 데이)인가 사람의 형상(이마고 호미니스)인가? / 이마고 데이-역(逆)에우헤메로스주의(euhemerism)와 이마고 호미니스-에우헤메로스주의(reverse euhemerism)의 유사성 / 신도 인간도 우주의 모습을 닮은 것이라면?
Ⅵ. 공과 진공묘유
금강경의 이 한 구절,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의 다양한 번역과 해석들 혹은 공병(空病)의 출현 / 공과 진공묘유에 대한 오해는 자칫 유무와 생사에 대한 햄릿의 고민으로 회귀할 수 있다 / 진공묘유(眞空妙有)는 무슨 뜻인가?
Ⅶ. 이것이 있어 저것이, 삶이 있어 죽음이 있는가?
이것(삶)이 있어 저것(죽음)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는가? (Ⅰ) / 삶이 있어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어 삶이 있는가?
Ⅷ. 지식과 지혜, 우로보로스와 불연기연
분별은 나쁜 것인가? / 지식과 지혜는 다른 말인가? / 우로보로스와 불연기연 / 이것이 있어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 이것이 있는가? (Ⅱ)
Ⅸ. 문학과 신화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트로이의 헬렌은 왜 남편 파리스가 죽자 그녀의 시동생 데이포보스와 더불어 수많은 남성들과 빨리 결혼해야만 했는가? / 햄릿의 제2 독백 “to be or not to be”는 “있음이냐, 없음이냐” 혹은 “존재와 무”로 번역될 수 없다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Ⅹ. 팜므 파탈과 죽음, 여성, 사랑, 전쟁 — 물과 불과 달과 태양의 협주
命과 생사 천명의 뜻 / 팜므 파탈은 신의 말씀을 전하는 신전 여사제였다 / 삶은 여성(vita femina)? / 죽음은 왜 여성적인가 / 사랑에도 젠더가 있는가 / 전쟁의 신은 왜 여신인가 / 아테나가 전쟁의 여신인 이유와 사랑의 금성과 전쟁의 화성이 지구의 바로 옆에 있는 이유 / 달은 여성이고 태양은 남성인가? / 달과 물과 뱀의 상관관계 / 여성은 거짓인가? / 지혜의 여신 인안나가 그의 아비 엔키로부터 받은 메는 무엇인가? 혹은 아테나가 지혜의 여신인 이유 / 진리는 비진리인가?
Ⅺ. 통섭(統攝)인가 통섭(通攝)인가 통섭(通涉)인가
통섭이라는 말의 오류 / 통섭은 통섭으로 번역되어야 했을까? / 統攝과 通涉은 다르다
[부록] 독도의 주인은 물고기와 해초?
저자
권석우
서울시립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연세대 영문학과 학사, 석사, 뉴욕시립대학교 대학원(CUNY Gradaute Center) 석사, 박사(MPhil, PhD - 박사논문 『폭력을 통한 타락 - 어네스트 헤밍웨이』). 서울시립대 인문대학장(2017.3-2019.2), 국제언어인문학회 회장(2020.3-2022.2), 한국연구재단 전문위원(2021.1-2024.2) 역임.
미국소설과 미국학을 전공했으며, 관심사는 전쟁과 죽음, 신화와 종교, 그리고 동서양의 지적 전통 등이다. “폭력의 탈신화화를 위하여: 미 라이(My Lai) 학살로 돌아보는 미국의 역사,” “노근리 학살에 나타난 인종주의”, “미국학의 역사적 전개”(한국아메리카학회 우암논문상), “한국의 헤밍웨이 읽기”, “우로보로스의 현상학”(2023년 연구재단 우수성과 50선, 교육부총리 표창), “『금강경』의 제상비상과 『반야심경』의 色空의 의미로 둘러보는 원효의 『금강삼매경론』이 우리에게 주는 생사의 의미,” “용수의 중도연기와 승조의 비유비무와 장자의 비비유비비무와의 비교연구,” “장자의 생사관에 비추어본 현해(縣解)와 영녕(擰寧)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 50여 편의 논문과, 2024년 한국영어영문학회 학술상 수상작인 “꼬리 먹는 뱀 우로보로스 사유와 서양 문명 비판” 시리즈 제1권 『선악과와 처녀 잉태: 유대-기독교 문명』(2023 세종 우수학술도서), 제2권 『메두사와 팜므 파탈: 지혜와 생명의 여성』, 제3권인 『전쟁과 평화, 사랑과 죽음: 우로보로스와 탈(脫)우로보로스』 등과 4권의 공저가 있다. 시집 『예수를 만나면 예수를 죽이고』(2024)를 출판하였다. 『번역이 바꾼 세계사』, 『우리가 잘 몰랐던 개념과 관념과 상식』, 『바람이 불면 왜 살아야 하는가 - 문학의 필수 개념과 서양 문학 산책』 그리고 『핵심 쟁점으로 읽은 동서양 사유와 문화』(다산서림)가 2026년 9월, 2026년 10월에는 『영생과 윤회, 있어도 없어도 좋다 - 영문학자가 읽은 장자의 사생관』(연대출판문화원), 또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도서출판 사유악부)와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다산서림)가 2026년 가을과 겨울에 각각 출간된다.
본문에서
13쪽
서양의 지적 전통은 전쟁을 아름답다고 표현하였다. 서양에서 전쟁은 아름답고(bellum) 숭엄하며(Kant) 자연(이성)적이고(Nietzsche), 남성 보강적이며(William James) 심지어는 헤겔에 있어서는, 잘못된 번역이기는 하지만 “인륜적”(das Sittlichkeit ← ethos)이기까지 한데, 이를 영미권에서는 이성적으로 번역하였다. 동양에서 전쟁은 묵가의 반전론과 도가의 비전론과 장자의 전쟁무용론, 유가의 의전론(義戰論), 법가와 병가의 주전론(主戰論) 등 다양한 이론을 산출해 내었다. 그런데 전쟁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천자의 정벌을 인정하고 있는 공자와 패도를 넘어 인자의 의전(義戰)을 주창한 맹자는 말할 것도 없지만, 반전을 기치로 하였지만 침략받는 소국을 방어해 준 묵가마저도 서양의 정전과 비슷한 개념인 의전을 옹호했다고 보아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32쪽
불교는 그런데 일정 부분 기독교와 합치되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영원과 윤회를 상정하고 있는 기독교와 불교가 역설적으로 말하는 슬픔과 고통의 형이상학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거세와 결핍, 부재와 상실의 형이상학은 인류에게 아픔과 슬픔과 고통을 선사하면서 구원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환기하고 있으니, 이러한 논의는 영원에 의거한 영혼의 형이상학에 반하는 순간학에 대한 논의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202쪽
사실 햄릿은 여전히 있음과 없음의 선명한 대비 속에서 있음/없음의 이분법에 얽매여 괴로워하고 있다. 있음/없음의 경계, 혹은 선악의 경계가 가변적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몰랐던 것이다. 햄릿은 “to be or not to be”를 외치면서도 그의 약혼녀 오펠리아를 잃고 묘지기 요릭의 죽음에 관한 성찰을 자기 것으로 하면서 5막 2장에 이르러서야 생사 존재 혹은 있음과 없음의 장에서 탈각하여 그럴 때도 저럴 때도 좋다는 인식에 동참하게 되니, 그가 마지막에 “Let be”를 자신도 모르게 외친 까닭이다. 사실 이 말은 햄릿의 말이라기보다는 시인 셰익스피어의 깨달음의 언어라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셰익스피어는 4대 비극은 물론 말년의 희비극 작품을 통하여 이러한 인식을 드러냈으니, 인식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그의 관점이 동양의 자유인 장자와 비견되는 이유이다. 40세 정도로 추정되는 중늙은이 햄릿의 다음과 같은 말은, 작가 셰익스피어의 깨달음이라 하는 것이 더 타당할지는 모르겠지만, 생사를 포함한 자연의 섭리를 신의 섭리로 이해하고 있어 나름 표표함과 여여(如如)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다.
“아무 상관 없어. 우리는 예언이나 모사 따위 믿지 않아.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질 때도 특별한 섭리가 있는 법. 죽을 때가 지금이면 아니 올 것이고, 아니 올 것이면 지금이겠지. 지금이 아니라도 오기는 올 터이고. 마음의 준비가 전부일 뿐. 떠나는 그 누구도 제 때에 자기가 무엇을 남기고 떠날지 모르는 법. 물 흐르듯 살고 죽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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